..눈 눈 눈..
나의 낡은 자동차에 알람 이상이 있어 정비소에 맡겨 놓고 기다리던 중
아직 본격적으로 눈이 오기 전인데 우와~ 그냥 날리는 눈발이 정말 굵다.
이날 부터 사흘 후에 본격적으로 눈이 왔다.
기온이 너무 차서 절대로 녹지 않는 눈..
바람이 불때 마다 날리기 까지 해서 눈이 정말 많이 쌓였다.
너무 추워서 녹지 않은 덕분에 가벼운 눈을 치우기는 수월했는데
치워진 눈이 윙윙 바람 따라 날아 다녀서 다시 쌓이곤 한다.
하루 종일 내리는 눈.. 그칠 것 같지 않아 보이던 눈이 그치고
몇번씩 오가던 제설차 덕분에 길이 뚫렸다.
길 옆에 세워 놓은 차 옆으로 높이 눈둔덕을 만들어 놓던 예년과 달리
이번엔 눈을 쌓아 놓지 않고 거두어 간다.
그 덕분에 도로 자체는 바닥을 드러내는 대신 하얀 눈길이 되었다.
그 하얀 눈길을 걸어서 뜨거운 커피 한잔을 사 오는 길..
하늘은 한점의 구름도 없이 파랗다.
커피 한잔과 파아란 하늘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행복한 건 나뿐이 아닌듯 하다.
아직 마당에 쌓인 눈을 사진기에 담고 있는데
뜻하지 않게 다람쥐 한마리가 달아날 생각 없이 졸고 있다.
사진기를 들고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하는 사람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햇빛 잘 드는 덩굴에 앉아 반쯤 눈을 감고 있는 다람쥐..
아이고, 날 잡아 잡수 하는듯..
그냥 오만게 다 귀찮아서 잡혀 죽어도 개의치 않겠다는듯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따뜻한 곳에 배를 깔고 누워 있는 듯 보인다.
오히려 내가 조심스럽게 물러나고
혹시 아파서 죽기 직전인 게 아닌가 하는 괜한 걱정에
집안에 들어 와서도 살짝 커튼을 제치고 내다 보는데
오랫 동안 꼼짝 않고 햇빛아래 누워 있던 다람쥐가
다리를 들어 귀도 긁고 꼬리도 고르고 하더니
어느 순간에 없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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