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동안 늘 우울한 나는
하루의 반은 죽음을 생각하고 하루의 반은 살아야 하는 의무로 산다.
어쩌면 나는 어려서 부터 우울한 아이였으며
내 주변의 모든 삶이 우울하다는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극단으로 치닫지만 않으면 스스로 극복되기도 한다는
하지만 내겐 딱 붙어서 평생 떨어지지 않는 미운 정인 같은 우울증,
원인을 알아내어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정말 손대기 어려운 큰 병이 된다는데
우울증을 떼어내기 위해 지난 일을 되새긴다는 것이 오히려 부질 없다.
청춘을 얼마나 열심히 쿨하게 살았는지,
그 청춘이 또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는지..
그렇게 살아 온 날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서
지나간 일을 아무리 되짚어 본들 바뀔 건 아무 것도 없다.
게다가 지나간 일들을 들쑤셔서
사랑하는 가족들의 침울한 이야기를
볕 쬐듯이 마당에 펼쳐놓을 만큼 대단할 열의도 없다.
아무도 모르고 나만 아는 시간들, 그리고 그 시간 속의 기억들,
그 기억 속에 가득 찬 이야기가 우울하고 때론 서러운 것일지라도
그것 또한 내가 지켜야 하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것 또한 내가 지켜야 하는 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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