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라웨어 협곡과 딩맨 폭포
예전에
정말 예전에
미국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살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쏘다닌 적이 있다.
그때는 형제나 친구들이 다 결혼하기 전 젊은 나이라 같이 몰려 다니면서,
왠만한 물은 건너주마,
왠만한 산은 넘어주마 하던 때였다.
델라웨어협곡의 딩맨폭포에 그 시절 처음으로 갔다.
델라웨어협곡은 뉴저지와 펜실바니아의 경계에,
아팔라치안 산맥을 가르는 델라웨어강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여름이면 강에서 래프팅을 하고 카누를 타고,
트레일을 따라 걸어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사이사이 음식을 해 먹고 도화지에 그림을 그렸다.
이후에도
가을 단풍 구경과 겨울 나들이를 할때는
늘 델라웨어 협곡을 지나다니는데, 왠일인지,
딩맨폭포를 따로 찾는 일이 쉽지가 않았다.
오랜 가뭄으로 물이 줄거나
허리케인과 폭우로 인한 강물의 범람,
폭설로 인해 꽝꽝 얼어붙은 도로,
때마다 가는 길 입구에 붙어 있는 통행제한 표시가
오랜 시간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2015년,
무더운날이 오래 계속되는 이 여름의 끝자락에 딩맨폭포를찾았다.
올해
2015년 Delaware Water Gap National
Recreation Area가 오십주년 (1965-2015)을 맞았다는데
델라웨어협곡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해를 말하는지,
연방정부 내무성의 보호대상 지정을말하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한겨울에 얼어붙은 폭포를 보기 위해서라면 폭포로 가는 길과 폭포는 언제나 개방한다고 한다.
차를 입구 밖 안전한 곳에 세워두고 걸어 들어가면 된다는데..
과연 그곳 까지 차가 안전히 갈수 있으면.. 올겨울에 한번..
어쨌든
삼십년이 훌쩍 넘어 이제 육십이 된 나이에
남편과 같이 찾은 딩맨폭포는 예전 모습 그대로 물줄기 하나 변함이 없다.
삼십년이 훌쩍 넘어 이제 육십이 된 나이에
남편과 같이 찾은 딩맨폭포는 예전 모습 그대로 물줄기 하나 변함이 없다.
다만 폭포로 올라가는 길에 드문드문 허전한 빈터가 눈에 띄고,
Hemlock Trees(솔송나무)가 허리케인에 쓰러져 이끼로 덮히고,
외래 세균에 감염되어 도태되면서 다른 나무들도 많이 죽은 탓이란다.
그래도 뿌리 주위로 다시 새싻이 돋아 자라는 걸 보니
특별한 이유없이도 그냥 살아낸다는 메세지 처럼 느껴진다.
예전 생각으로 폭포 까지 올라가는 길이 험하면 어떡하나 하는 우려와 달리
입구 부터 폭포 뒤까지 보드워크가 깔려 있다.
허리케인의 상처를 복구하고 또한 방문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보드워크와 계단을 설치해서 편안한 산책로 같이 만든 길을 걸으면서
그래도
예전에는 사이사이 샛길로 내려가서 물을 만지곤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걸 어쩔 수 없다.
폭포 위 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Park Ranger에게
물가에 가지 못해 섭섭하다는 얘기를 했더니
물가 까지 넓게 뻗어있는Hemlock 소나무의 뿌리가
나무 주변의 토양과 물을 산성으로 변화 시킨단다.
그리곤 지나가는 말 처럼
나무들이 먹고 자라는데 아무 이상은 없지만..
하고 웃는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