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4일 목요일

Sixty Blues.. pshaw


육십블루스.. 쳇



사진은 스물다섯에 미국에 온지 스물다섯해가 되는 나이 오십일 때다.

한국에서 산 이십오년은
바른 말투와 바른 행동을 배우며 산 시간이었고

미국에 산 이십오년은
일상생활에서 늘 쓰는 속어나 욕들을 배워 쓰기에 이미 늦은 나이여서

생각해 보면 언제나 올바르고 경직된 표현만을 사용했다.

천한 욕은 물론이고  야한 표현을 입에 올리지 않은 덕분에
아이가 십대가 될 때 까지
적어도 내 앞에서는 한국어로든 영어로든 거친 표현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아이와 일상적인 얘기를 하는 도중에
쳇.. 걔는 진짜 쪼다지, 엄마..?
하고 해맑은 얼굴로 말하는 게 아닌가.

그런 말을 어디서 들었니 무슨 뜻인지 알고 하는 말이냐 하고 정색을 하자
잠깐 눈빛이 흔들리던 아이가
엄마가 누구랑 수다를 떨 때 자주 나오는 말이라고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신께 맹세하고 싶을 만큼
누구에게 들어본 적이 없고 누구에게 한 적이 없는 표현을
아이가 어른들의 대화에서 무심히 배운 것이다.

그리고 쳇.. 이라니
어린애가 쳇이 뭐냐, 그말은 또 어디서 들었니 하니까
쳇..
엄마가 맨날 쓰는 말인데 난 하면 안돼, 뭐? 한다.

이후로 나자신의 언어 습관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했는데
아~ 나는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쳇.. 쳇.. 을 남발하고 있었다.

돌이켜 보건대
누구에게도 화내지 않고 욕하지 않고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혼자 질질 울다가
그게 지칠 때쯤 나도 모르게 생겨난 버릇이었다.

쳇.. 지가 뭔데
쳇.. 내가 왜
쳇.. 그래서 뭐 어쩌라고
쳇.. 웃기고 있네

그동안 늘 쳇.. 쳇.. 거리며 속으로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엄마를
아이가 먼저 알아채고 있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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